Con하🙃 지콘스튜디오의 지코니입니다. 통번역대학원, a.k.a통대!
이 말만 들어도 벌써부터 수천, 수만 개의 단어와 표현을 반복하고, 의자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하루 종일 신문과 씨름하며 통번역 훈련을 하고 있을 그대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통번역사를 꿈꾸는 당신을 위해 지난번에는 통번역관련자격증 ITT와 TCT 자격증을 소개하는 포스팅을 했었죠?
오늘은 두번째! 번역 전문가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하기 시리즈를 총 2부로 나누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1부에서는 통번역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 드리는 메시지성(?) 포스팅이고,
2부에서는 통번역대학원 List와 모집요강에 대해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통번역대학원 입학과 관련되어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어학점수인데요.
영어 기준으로는 ‘토익점수’, 중국어 기준으로는 ‘HSK점수’, 일본어 기준으로는 ‘JLPT점수’ 등 해당 자격증 점수가 OOO점 이상인데 통대 입시를 시작해도 되는 것인가 하는 질문일 것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면,
어떤 통번역 전문가께서 언급하신 비유가 생각납니다.
코인노래방에서 100점을 받으면 가수로 데뷔할 수 있나요?
노래방에서 100점을 받으면 아이돌 연습생으로 시작할 수 있나요?
이 질문에 토익/HSK/JLPT를 대입해보면 우문(愚問)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정말 좋은 비유인 것이 비교의 '격'이 다르다는 것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지요.
시기적으로만 보더라도 통번역대학원 시험은 1년에 1번 치룰 수 있고, 토익은 1년에 최소 12번은 볼 수 있어요.
물론 JLPT시험은 일년에 두 번 치룰 수 있어서 예외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원 기회가 자주 돌아오는 시험과 1년에 한 번씩 기회가 오는 시험은 본질적으로 비교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게다가 해당 언어가 좋아서, 관심이 있어서 통번역대학원을 진학하고 싶다는 분들은 정작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 본인이 원하는 이상과 상당한 괴리가 있음을 깨닫게 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이 통번역대학원을 꿈꾸고 있는 목표와 목적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오해는 하지 마세요. 언어가 좋아서 시작하면 안 된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시작은 하되, 그 기준이 어학 자격 점수가 되서는 안 되고, 최소 몇 점이상, 최소 몇 급 이상 따위의 점수가 아닌 철저한 통번역시험에 입각한 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통번역대학원 입시에 대한 ‘수준’을 묻는 물음에는 해당 외국어와 한국어가 동시에 어느 정도 전문가의 수준에 오른 사람들이 ‘통번역’ 훈련을 하기 위해 진학하는 곳이라는 개념을 설정해 두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이 ‘어느 정도’ 라는 부분 때문에 우리는 ‘점수’로 판단하게 되는 오류에 다시 빠지고 말지요.
숫자의 함정에서 잠시 나와서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최소한의 자격 기준으로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그래서 이런 기준을 두고 훈련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로 통번역 자격증을 준비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통번역대학원은 합격생을 모집할 때 어학성적을 보지 않고 입학성적만으로 판가름합니다. 그래서 어학시험을 기준에 두고 통번역대학원을 고민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필자는 중국어를 전공했습니다. 상하이 현지에서 교육대학원을 다녔지만, 중국어 역량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방학 때 한국에 잠시 머물며 종로에 있는 어학원에서 통번역대학원 외대입시반 수업을 수강했었죠. 당시 저는 HSK 6급으로 260점 정도가 되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어서, 중국어가 일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통대 입시 기초반에 지원해 수업을 수강한 적이 있지요. 저는 통번역 ‘기초’에 해당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순차 통역이라든지, 동시 통역, 번역 등 좀 더 세분화 된 통번역수업으로 깊게 들어가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아직도 당시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1분 정도의 시사 뉴스 영상을 보여주고 (아마 THAAD 관련 뉴스였던 것 같아요.) 호명되는 사람이 교탁 앞으로 나와 한국어->중국어로 통역하는 수업이었어요. 이게 첫 수업이었고, 호명된 저는 이런 수업인지 몰랐기 때문에 처음엔 어버버(?)하다 점점 마음을 비우고 이해한 부분만 큰 소리로 통역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통대입시를 목표로 하지 않고 중국어 수준을 높이고 싶다는 막연한 기대 속에 자신감만 가득한 채 많은 부분을 생략하고 스스로 이해한 부분만 발표했던 저였기 때문에 결과가 참 부끄러웠어요.
본격 통번역 입시를 계획하시는 분들은 이 점 유의하셔서 마음 단단히 먹고 임하셔야겠습니다. 실제로 공부한 지 6개월 된 통대입시생은 무대가 여전히 무섭다며 뒤를 돌아 선 채 발표하셨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의 저 또한 통번역 공부의 처음 시작을 자격증 점수를 기준으로 가늠했었네요. 참 안일한 생각으로 시작했었던 수업이지만, 통번역 수업을 수강하면서 중국어 실력이 높아졌기보다는, 한국어 실력과 중국어 통번역을 위한 종합적인 인사이트가 늘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언어라고 준비 방법이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아요.
중국어 통번역시험 훈련은 주로 신문의 헤드라인급 뉴스기사를 교재로 삼아 여러 분야를 학습합니다.
강사분이 준비한 모범답안을 가이드삼아 서로의 표현을 공유하며 읽고 말하기를 반복하며 훈련하지요. 사실 통번역학원에서는 학습(學習,배우고 익히다)이라기 보다 기존에 쌓아 두었던 중국어 내공을 가지고 ‘습습’(習習)하며 모범 답안이 되는 표현들을 한중, 중한으로 체득하여 통번역하는 훈련을 하는 곳이었어요.
애당초 필자는 중국어 역량을 높이기 위해 통번역대학원 수업을 수강한 것이었는데, 도리어 ‘통번역은 이렇게 하는구나, 통번역을 이렇게 공부해야 하는구나’ 라는 중국어 자체보다 다른 인사이트가 늘었던 것 같네요. 주변에 저처럼 생각하고 계셨을 분들께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통번역대학원에 도전하기 위해서 고민을 하고 계신 당신께 다시 한번 정리해서 말씀드립니다!
지금 말씀드린 역량이 뛰어날수록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하는 과정과 졸업하고 현업으로써 활동하는 것이 수월할 것은 자명한 일이겠지요?
통대입시를 고민하는 모든 분의 건투를 빕니다!
이어서 통번역대학원 입시요강 편, 2부에서 만나요.
오늘도 Wel-con!